지난 봄 슈퍼 도라지 밭둑을 따라 심어 둔 피마자들이
제법 그럴듯한 자태를 뽐낸다.
양짓녘에 심었던 서리태들은 극심한 봄 가뭄에 쭉정이 뿐이지만
자투리 음지에 심겨진 덕에 산 것 같다.
코흘리게 시절 고향에선 이것을 아주까리라고들 불렀다.
하교길 소나기를 만나면 잎 하나씩 꺾어들고 뚝방길을 달렸고
정월 대보름이면 빠지지 않던 묵나물 이었다.
농사를 짓다보면 식물의 세계도
사람살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자주 느낀다.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 남아 이리들 실한 열매를 맺으니
참 대견한 녀석들이다.
인생사 세옹지마~
이름없는 미물마져도 주어진 현실을 탓함 없이
이리들 멋진 열매를 맺는데
하물며 사람이 자리를 탓해 무엇 하랴 ~``
* 작물 선택시 주의 사항, 직거래처 확보 방법, 적은 돈으로 농장 만드는 법등은
따로 정리해 뒀으니 ( cafe.daum.net/beyondorganic )를 참고 하세요.
슈퍼 도라지 밭둑에 심었던 아주까리~`
쉴참 그늘밑에 앉아보면 어린시절이 뛰놀던 고향 산천의 옛추억들이
흑백 영화처럼 이련히 스쳐 지나간다...
붉은 아주까리 ~`
땡볕에서 풀을 메다보면 코흘리게 시절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콩밭을 메며
너희는 도시에가 살라시던 어머님 생각이 자주 난다...
하나씩 꺾어들고 뚝방길을 달렸던 그 시절이 그리워
밭둑을 따라 몇알씩 던져 뒀더니 이리들 자랐다.
쳐다만 봐도 좋으니
태생이 시골임은 나이가 들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
숙소 한구석에 매달아 둔 피마자 잎 ~`
어린시절 그 맛이 날진 모르나
올 겨울엔 색시에게 나물 무침을 부탁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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