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방식을 택해 나무들을 활용해 닭장을 지어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장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처음 고민했던 것은 바닥의 경사와 바위들이었다.
장비를 동원해 평탄작업을 하자니 수십년씩 자란 나무들을 베야만 하고
이를 피해 짖자니 수평과 푹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닭장이 반듯하지 않음 어떠냐는 노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굵은 나무들을 그대로 살려 기둥으로 활용하고
파이프 대신 구부러진 나무를 잘라 바닦 생김에 맞췄다.
들쑥 날쑥 모양이 빠지니 고생을 사서하는 바보라며 보는 사람마다 고개를 져었지만
닭들에겐 오히려 이것이 낙원인 모양이다.
닭들을 관찰해 보니 처음 생각과는 달리 훤한 평지보단
오히려 굴곡진 곳이나 바위 곁을 좋아했다.
이곳 저곳에 물통을 놔줘 봐도 바위 근처로만 몰리는걸 보면
아마도 자기 방어를 위한 본능 때문인 것 같았다.
처음부터 닭의 입장이 되어 생각 했더라면 공연한 고민은 안해도 됐을 일이었다.
선조들이 이리 만들었던 것은 은신처가 필요한
약자의 입장을 배려한 때문인 듯 하니
무지랭로만 알았던 민초들의 지혜가 감탄스러울 뿐이다..
자생하는 굵은 나무들을 기둥으로 활용해 그물을 치고 보온재를 덮어 볕과 그늘을 만들어 줬다.
노인들의 조언에 따라 바닥의 돌들은 손대지 않았고 계곡 물을 끓어 흐르도록 만들어 두니
닭들의 잠자리로 부족함이 없다.
수백년 쌓인 부엽토 속의 미생물들 때문인지 바닦이 언제나 보송보송하다.
한쪽에서 흙목욕 하기도 하고 바위틈에서 하루종일 죽치는 뺀순이 들을 보니
바닥에 시멘트를 쓰지 않은것은 백번 잘한 일인 것 같다.
방사장의 외곽은 간단한 그물을 치는 정도로도 충분 했다.
사냥개인 캅이 때문인지 바글바글 하던 산짐승들은 한달도 안되 출행랑을 쳤다.
매일 날이 밝으면 산으로 올라가고 어두워지면 닭장으로 돌아 오며
골짜기의 바위와 잡목들은 닭들의 놀이동산 이었다.
하루 종일 풀씨들을 주워먹느라 운동량이 많아서 인지 산란률은 떨어졌지만
모두 윤기가 돌며 알들은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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