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 손바닦 만한 텃밭 하나 만들어 배추 몇포기를 심어 뒀더니
언놈에 시키들이 쑥대밭을 만들어 놨다.
고라니들이 눈독을 들이는 낌새가 있어 접근 금지를 맹글어 수시로 살폈음에도
날씨가 추워지자 대장 맷돼지 놈이 인근 처삼촌까지 불러들여
약한곳을 부수고 칠순 잔치라도 벌였나 보다.
수십년간 야생동물 보호가 계속되며 우후죽순 늘어난 때문인지
밤 낯 가릴 것 없이 멧돼지에 고라니 너구리등
산짐승들의 횡포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람은 해치지 않으니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눈치라도 챈 것인지
요노매 시키들이 차로 빵빵 거려도 길을 막고 소 닭보듯 비킬 생각조차 않으니
요러다가는 산짐승 전용 신호등이라도 달아야 할 모양이다.
수년간 골머리를 앓았으나 함께가는 길을 택해 산짐승 피해가 없는 산더덕과
두릅,곰취, 산당귀등을 심은 까닦에 골짜기는 무탈 이지만
배추 꽁지 하나 구경 조차 못하고 사니 이거 참 ..
복더위에 죽을 고생을 해가며 철옹성을 맹글어 뒀으니 걱정할 일이 없다 했으나
덩치가 산만하던 대장 멧돼지 녀석이 백미터 달리기로 박치기 후
개구멍을 만들어 패거리를 불러 들인 것 같다.
할머니와 정이 두텁던 큰아이가 백김치를 좋아해 큰맘 먹고 몇포기 씨를 뿌려 공들여 놨더니
하룻밤 사이에 요모양을 맹글어 버렸다. ~~ㅠㅠ
뾰족 발자국으로 봐 고라니까지 불러들여 제것인 양 인심을 썼나보다.
양념 삼아 심어 둔 무우 역시 쑥대머리를 맹글어 욱하게 만드니
다음 장날엔 불독이라도 구해 묵사발이 뭔지를
가르쳐 놔야 정신들을 차릴 모양이다 ~~
각시만 볶아대면 땡이던 도시 베짱이 였지만 시골살이 수년에 제법 내공이 쌓여
요정도야 게눈 감추듯 뚝딱 이지만 천지가 빈터임에도
마트까지 오가야 하니 이거야 원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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