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계속되니 매일 방콕도 지루해 바람도 쐴겸 채종 길을 나선다.
서해 먼바다 외딴섬을 찾을 생각이었으나
날씨가 고르지 못해 십여년 전 홍더덕 군락지를 발견했던
남해 무인도로 방향을 잡아 본다.
거친 산을 가꾸기 위해서는 강한 형질을 지닌 종자들이 필요 하나
개량종만을 선호하다 보니 토종은 씨가 마른 실정이며
야생종 마져도 무분별한 채취로 개체수가 줄어 근친 교배가 반복 되
그 형질들이 약해진지 오래이다.
토종이라도 강인함이 사라진 개체들을 밀생해 뿌리면 병해 발생은 필연으로
시간이 걸려도 몇 뿌리씩이라도 제각기 다른 지역의 개체들을 구해
교차 번식 후 씨를 채취 해야만 토종 고유의 강인함이 회복 되
종자로 쓸수 있다.
씨앗은 추후 수십년을 좌우하는 영농에 근간으로 값이나
양으로 따질 일이 아니다.
반복 된 근친 교배로 형질이 약해졌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들은
농약없인 재배가 불가하며 이를 모른체 의욕만 앞세워선
아무리 노력해도 헛고생이다..
한밤 출발이지만 남해 포구에 도착하니 동이 트기 시작한다.
짬만 나면 나서는 길이지만 채종 여행은 늘 기대감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이른 아침 후 한시간여를 기다리니 멀리 보이는 무인도로 안내 할 쪽배가 나온다.
십여년만에 다시 와 보지만 세월이 흘러도 그모습 그대로니
옛친구를 만난듯 반갑다.
벼랑에서 발견한 멸종 위기의 야생 홍더덕 ~`
지금은 비록 몇뿌리에 불과 하지만 4~5년만 공들여 번식하면
단지도 만들수 있는 귀한 보물들이다.
하산길에 수년 전 배워간 제자 농장을 들리니 춘향이 버선발이다.
한잔술 앞에 두고 그간의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밤은 깊어만 간다.
배낭을 열어 채종한 홍더덕 몇뿌리를 건내며 기뻐함을 보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들이 봄눈 녹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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