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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농장 영농일기

폭우에 도라지 밭이 ..

by 농장 지기 2023. 7. 21.

하늘이 구멍이라도 뚫린 듯 앞이 안 보이도록 며칠째 들이부어

잠시 뜸한 틈을 타 혹여 무슨 일은 없는지 나가보니 도라지밭이 쑥대밭이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밭을 덮친 때문이다.

 

산이 깊고 나무도 많아 비가 와도 실개천처럼 졸졸 흐를 뿐이던 곳이었으나

폭우로 불어난 물이 뽑힌 나무들과 함께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며

멀쩡하던 밭을 두 동강이로 만들어 버린다.

 

농사는 하늘과의 동업 이라더니 방송에서나 보던 광경이 앞에서 펼쳐지니

눈앞이 캄캄하고 어찌해보기는 커녕 몸 피하기에도 허겁지겁이니

불보다 몇 배 무서운 것이 물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비가 그치면 불볕더위가 계속될 테고 이제 시작이니 장마가 다시 몰려오면

온 밭이 물바다가 될 텐데  복구를 해야 하는지 어찌해야 하는지 

도대체 엄두가 안 나네..

 

극심한 봄 가뭄에 겨우 발아되 제모습을 찾아가던 슈퍼 도라지 밭으로

땡볕에 풀 뽑기와 속아주기까지 마쳤으며 농약 등이 필요 없는 작물이어

농사의 대부분이 끝난 셈인데..

 

어? 하는 사이에 ~`

물이 넘어드는 듯하더니 아래로 갈수록 점점 깊게 패이며

순식간에 밭을 두 동강이로 만들어 버리네 ..

 

밭인지 수로인지..`

사람도 빠지면 나오지 못할 만한 깊이로 수백 미터가 패였으니

피해는 고사하고 복구도 보통일이 아니다.

 

미꾸라지 잡게 생겼으니 ~`

비닐을 가져다 돌과 나무로 임시 조치는 해 뒀으나 다시 쏟아지면

더 큰 물이 밭으로 쏠려들 텐데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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