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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농장 영농일기

농부의 마음 ...

by 농장 지기 2014. 3. 16.

두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자연으로 돌아가려 마음을 정한 후 골짜기에 터를 잡으며

크고 작은 준비를 해 온지도 수년이 흘렀다.

처음 막막 하던 때와는 달리 이젠 제법 말귀도 알아 듣게 됬고

농촌의 시계에 맟춰 아침형 인간으로 변해가니

어떨 땐 내가 봐도 참 대견스럽기도 하다.

 

도시를 떠나 자연에 정착해 보니 사람들이 자신의 감추어진 능력을

너무 과소 평가 하며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람쥐 채바퀴 돌듯 수십년씩 출퇴근을 반복시키는 회색 도시이니 

미치지 않고서야 어쩜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자연으로 돌아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별을 보는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여러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 하다.

장소 선택은 차체 하고라도 자신이 재배 코저하는 작물과 그에  필요한  영농기법등은 

누구와도 견줄 많큼 전문가 수준으로 사전 습득을 해 둬야만 하는 일인 것 같다.

현장에서의 시행 착오는 비용으로 직결되며

작은 실수 하나로 노후를 망칠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준비 단계에서 세분의 스승을 모셨다.

첫번째 스승은 바로 나의 사부이신 "게으른 농부"님 이다.

안개속을 헤메며 닭을 공부하다 우연히 게으른 농부의 블로그를 접했다.

글 몇개를 읽어보니 남들이 쉬쉬하며 감추는 노하우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어

수일에 걸쳐 댓글 하나 놓치지 않고 5년여의 기록을 모두 읽어 봤다.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깨우친 지식을 공으로 훔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지만

댓글도 달고 질문도 하는 가운데 글쓰는법,블로그 관리, 판로개척등

안정적인 정착 방법등을 배울 수 있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또 한분의 스승은 농부의 마음 자세와 나아갈 길등 큰틀을 을 잡게해 준 "해아" 님이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마음만 급하던 시절 해아님을 만났다.

해아님의  기록을 보며 나에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비로소 참먹거리로 방향을 굳힐 수 있었다. 

 

세번째 선생님은 표고 재배 기술을  전수해 주신 "은초롱" 선생님 이다.

약을치고 비료를 주며 자연에 맞서는 것은 끝이 없는 일이며 

자연의 이치에 근거하여 약 없이도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것이

자연 농법의 근간임을 배웠다.

선생님에 얘기를 이해하고 나니 표고든 두릅이든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해보지 않았어도 알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렸다.

 

귀농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니 자문받을 선생님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블로그에 영농일기를 쓰다보니 이런 저런 일들을 격게 된다.

남이 수년에 걸쳐 익힌 내용을 무단 복사해 자신의 글 인양 선생 노릇을 하는 이들도 있으며

감사 하다는 댓글 하나 달기를 귀찮아 하면서도

예의 없는 어투로 또다른 것을 물어오는 이들도 있다.

 

먼저 인간이 되라 말 하려다 가도 나에 선생들이 웃어 넘기던 것을 생각하며

꿈을 이루시길 응원한다는 말로 대신하곤 한다.

나에 작은 경험이 훗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이 모두를를 기록으로 남겨 나누며

나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께  보답을 대신 코져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