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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농장 영농일기

골짜기의 겨울 준비 ~`

by 농장 지기 2014. 10. 23.

가을이 깊어지며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니

골짜기에도 겨울 준비가 한창이다.

아직은 풀씨들이 지천이지만 풀들이 시든 후 닭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심어 둔 묵밭의 수확 시기가 다 되간다.

 

지난해에도 대풍 이었지만 수확 직전 고라니며 멧돼지들이 몰려와

쑥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대부분에 콩깎지가  터져

산비둘기 밥만 주고 동네 웃음거리가 됐었다.

 

올해는 아예 요놈들이 달려들기 전에 단으로 묶어 모아 두었더니

가을비가 이틀이나 쏟아져 싹이 트려 하니 

또 다시 훈숫꾼들에 입방아에 오르기 전에

후다닥  털어 말려야 할 모양이다.

 

가을비가 내리자 콩은 졎었지만 쥐죽은 듯 조용하던 청보리는

모두 싹이나기 시작해 하루가 다르게 파래지고 있으니

촌부들의 초연 함은 답답함이 아닌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 온

수년에 걸쳐 다져진 내공 때문인가 보다. 

 

거의 다 말랐던 더덕 씨앗은 졎어 버렸지만 표고목은 비를 맞고 새로이 눈이 튼다.

작은 하나에도 안달하던 예전과는 달리

하나둘씩 초연함이 더해지니

이젠 내게도 제법 농부에 내공이 갖춰지나 보다.

 

겨울 닭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묵밭에 심어 둔 콩들이

토실하게 여물며 수확 시기가 다되간다. 

 

지난 해 마르기를 기다리는 틈을 타 산비둘기와 고라니들이 몰려와

잔치를 벌여 잘 짖고도 망쳐 버렸던 콩밭 ~`

 

미리 걷어 꽁꽁 묶어 둔 콩단 ~`

요시키들,

내가 한번 당하지 이젠 택도 없다 ~~ㅋㅋ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청보리 ~`

풀이 없는 겨울 닭먹이로 사용하기엔 청보리가 그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