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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농장 영농일기

산약초 농장에 겨울 ..

by 농장 지기 2023. 11. 30.

서리가 내리나 싶더니 어느새 폭설이다. 

무릎까지 쌓이는 눈을 겨우내 쓸어야만 했던 예전만은 못해도

강원도 골짜기의 겨울은 아직도 매섭고 길다.

 

연중 눈코 뜰 새 없이 교통지옥 속에서 출퇴근에 시달려야만 하는

도시 생활과는 달리 겨우내 망중한은 자연이 내어주는

농부들만의 특권이 아닌지 싶다.

 

뿌려 둔 산더덕들이야 새봄이 되면 다시 싹이 날 테고

따로 할 일도 없으니 장작물 지펴 방콕 하며

책이나 몇 권 읽어야 쓰것다..

서리가 내린다 싶더니 어느덧 한겨울이다.

겨울이 길며 내리기 시작함 폭설인 강원도 골짜기답게 

소리 없이 쌓인 눈이 무척이나 소담스럽다. 

평당 소득이 십여만 원에 달한다는 신품종 이라기에 심어 본 것이지만

전문 영농인들이 사용하는 도라지 전용 씨비닐을 쓰니 

구멍사이로 끝없이 풀이 나던 일반 유공 비닐 등과는 달리

도라지만 발아돼 바쁜 일이 없어 좋다.

평수는 수천이지만 풀멜 일이 적고 농약이나 비료도 필요 없으니

따로 할 일도 없어 골을 따라 이것저것을 뿌려둬 봤더니

야들이 보은이라도 하려는지 하나같이 오동통이다.

밭둑을 따라 던져뒀던 호박씨들도 발아 돼 열리나 싶더니

가을이 되자 풀 속에 숨어 늙은 맷돌 호박들이

몇 수레가 나온다.

표고나 산더덕, 두릅 등을 구매했던 고객들에게 

나눔을 하고도 남아 호박꼬지나 만들어 둬 볼까 몇 개를 잘라보니

하나 같이 실하고 소담스럽다. 

 

어린 시절 생각이나 심심풀이 삼아 호박죽을 쒀보니 

빛깔도 곱지만 강추위와 어우러져

그 맛까지 환상이다..